사용자 커뮤니티가 만드는 로블록스 성장 플라이휠

2021-09-28

그 어느 때보다 ‘메타버스’가 화두인 요즘, 테크 액셀러레이터로서 메타버스를 바라보는 관점에 대해 블루포인트파트너스 전략기획팀에서 리서치한 내용을 4회에 걸쳐 연재합니다. 그 세 번째로 콘텐츠와 사용자 체류 시간을 점유해 메타버스에 접근하는 기업들, 그 대표적 사례인 로블록스를 살펴보고자 합니다.

 

 

콘텐츠 점유를 통한 메타버스 선점을 꾀하는 기업들: 로블록스를 중심으로

 

한편 로블록스를 비롯해 제페토를 서비스하는 네이버Z, 에픽게임즈의 포트나이트, 닌텐도의 모여봐요 동물의 숲 등의 서비스는 앞서 설명한 빅테크 기업들의 공략 방법과는 앞서 살펴본 페이스북을 비롯한 빅테크기업들과는 정 반대의 양상을 띤다.

 

메타버스의 7개 레이어 중 경험과 발견, 그리고 창작자 이코노미를 선점하는 방식으로 사용자들을 락인(Lock-in)시키고, 게임에서 나아가 플랫폼으로서 기능하려는 것이다. 각 기업의 특징, 그리고 대표적 사례인 로블록스의 전략에 대해 파악해보고자 한다.

 

 

로블록스: 사용자 커뮤니티가 만드는 성장 플라이휠

 

 

• 콘텐츠를 통한 급격한 성장, 로블록스

 

2021년 3월 뉴욕 증권거래소에 직상장했으며, 45달러에서 시작한 주가는 상장 당일 54% 급등한 69.5 달러로 거래를 마쳐 기업가치 42조 원을 기록한 기업이 있다. 2020년 2월, Series G 라운드에서 기업가치를 4조 7700억 원으로 산정받고 1년 동안 10배가 성장한 셈이다. 명실상부 메타버스 시대 대장주로 분류되는 로블록스다.

 

이미 스마트폰과 Xbox에서 서비스를 시작한 2015년부터 성장하기 시작했지만,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더욱 급격한 성장 모멘텀을 맞이했다. 집에서의 체류 시간이 길어진 아동, 청소년들이 로블록스를 즐긴 탓에 이른바 코로나 특수를 맞은 것이다. 로블록스의 급격한 성장은 지표로도 확인할 수 있다.

 

21년 1분기 DAU(Daily Active Users, 일간 활성 사용자수)는 4210만 명가량으로 전년 동기 대비 79% 이상 성장했으며, 21년 1분기 MAU(Monthly Active Users, 월간활성사용자수)는 약 1억 5천만 명으로 이중 1/3은 16세 미만이며, 미국 9~12세 어린이의 2/3가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로블록스가 게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그저 게임의 종류 중 하나가 아니냐는 의견도 많다. 하지만 로블록스를 구성하는 요소들을 살펴보면 메타버스 서비스로 해석할 수 있다.

 

로블록스에서는 ‘크리에이터 이코노미’를 통해 경제활동이 가능하고, 사용자들이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다른 플랫폼으로 확장할 수 있다는 ‘경험’과 ‘발견’의 차원에서 메타버스의 조건을 로블록스가 만족하기 때문이다. 로블록스 안에서는 누구나 ‘로블록스 스튜디오’를 통해 게임을 개발할 수 있고, 개발한 게임을 통해 벌어들인 게임 내 가상화폐 ‘로벅스’를 현금으로 환전할 수 있다.

 

또한, SNS로서의 기능은 물론 가상 콘서트 등 엔터테인먼트로도 확장하고 있다. 이런 확장 덕분에, 2021년 2분기에는 기존 유저의 대부분이었던 미국 지역 아동, 청소년들에서 나아가 라틴아메리카와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유저들이 작년 2분기보다 64%, 57% 이상 증가했고, 13세 이상 이용자가 47% 늘어났다.

 

이러한 성과들을 뒷받침하는 것은 로블록스가 우위를 선점한 개발자 생태계와, 이를 통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유저의 선순환이다. 데이비드 바수츠키 로블록스 CEO는 지난 2021년 7월, 팟캐스트를 통해 “제작자 커뮤니티가 경험과 아바타, 콘텐츠를 만드는 실력이 우리보다 훨씬 더 낫다는 사실을 일찍 배웠다”라며 “그들에게 많이 의지할수록 더 성공적이었다. 동시에 겸손해졌다”고 말하기도 했다.

 

 

 

• 로블록스를 이끄는 크리에이터 이코노미

 

로블록스는 F2P(Free to Play) 게임으로, P2P(Pay to Play) 게임과는 달리 처음엔 무료로 시작하고 인앱 결제로 수익을 얻는 방식의 게임이다. 로블록스는 게임 내 통용되는 가상화폐인 로벅스(Robux)를 판매한다.

 

사용자들은 이를 구매해 인게임 아이템, 게임패스, 유료 게임 입장권 등과 같이 게임과 관련된 것을 구매하거나, ‘아바타 마켓플레이스’에서 아바타를 꾸미기 위한 의류, 제스터, 이모션 등을 구매할 수 있다. 로블록스는 2013년에 게임 개발자 및 콘텐츠 크리에이터가 게임에서 얻은 로벅스를 실제 통화로 교환할 수 있는 개발자 교환 프로그램(DevEx)을 출시했다.

 

게임 개발자들은 해당 프로그램을 통해 유저들의 로벅스 사용 금액 중 70%를 수익배분받을 수 있다. 또한 아바타 마켓플레이스 크리에이터는 30%를 수익배분받았다. 개발자와 크리에이터에게 수입이 돌아가는 크리에이터 이코노미 생태계를 만들어, 창작자들과 공생하는 관계를 만들고 아래와 같은 성장 플라이 휠을 구축한 것이다.

 

 

실제로 로블록스 스튜디오를 이용해 사용자가 만든 게임은 약 5000만 개에 달한다. 또한 약 120만 명의 로블록스 내 개발자들이 2020년에 벌어들인 수입은 1인당 평균 1만 달러(약 1100만 원) 수준이다. 특히 이 중 상위 300명의 수입은 약 10만 달러에 달하고 있다. 최근에는 로블록스를 플랫폼 삼아 게임 개발사를 창업한 ‘레드만타’의 사례도 나타났다.

 

 

 

• 빠르게 선점한 개발자 생태계

 

 

로블록스는 샌드박스형 게임으로, 게임 안에서 유저가 능동적으로 무언가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장르의 게임을 뜻한다. 로블록스 안에서는 로블록스 스튜디오를 통해서 지형지물을 비롯한 게임은 물론, 그 안에서 이용할 아이템까지 만들 수 있다.

 

이런 요소들이 이용자들로 하여금 더 높은 몰입감을 제공하고, 이용자를 락인(Lock-in) 할 수 있는 특성으로 작용한다. 그렇기 때문에 샌드박스형 게임에서는 개발자 생태계가 잘 구축되어야 이용자가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더 많은 게임이 만들어져 더 많은 이용자가 생기는 선순환이 생겨날 수 있다.

 

로블록스는 개발자 생태계를 선점함으로써 더 많은 기회를 창출해 내고 있는 것이다. 유사 장르인 샌드박스형 게임 마인크래프트와 비교하면 게임 개발을 통해 수익화가 가능하고, 개발자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점에서는 유사하다. 하지만 로블록스의 경우 ‘로벅스’를 현실 세계의 화폐로 환전이 가능하다는 점, 마인크래프트도 2017년 ‘마켓플레이스’를 오픈했으나 게임 자체를 만들고 수익화를 하는 로블록스와 달리 아이템 및 액세서리 위주의 판매라는 점이 큰 차이점이다.

 

로블록스의 게임의 장르는 마인크래프트와 유사하지만, 사용자들이 주로 모바일 기반으로 게임을 제작한다는 측면에서는 게임 개발 엔진인 유니티와 유사하다. 나아가 로블록스는 유니티에 비해 개발의 편의성 및 수익화 가능성에 대해서 개발자 생태계 우위를 확보하고 있다.

 

로블록스는 프로그래밍 언어 중 상대적으로 가볍고 임베디드(삽입) 기능을 보유한 스크립트 언어인 Lua(루아)를 기반으로 한다. 덕분에 보다 간편하게 게임을 제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개발자 편의성이 높다. 화려한 3D 그래픽의 게임은 아니지만, 누구나 아이디어만 있으면 쉽게 게임을 만들 수 있도록 직관적인 툴을 제공하는 것이다. C#과 C++을 기반으로 한 유니티 대비 그래픽 등 퀄리티가 낮을 수 있으나 개발자 및 콘텐츠 생태계 확보에는 용이한 것이다.

 

또한 유니티는 상용 게임 엔진으로 게임 제작 도구와 마케팅 도구는 제공하지만 충성 사용자는 없어 유료화보다는 광고 매출에 유리한 구조다. 반면 로블록스는 유통 플랫폼도 겸하고 있어, 로블록스에 등록된 사용자가 존재하고 로벅스 구매 등을 통한 유료화가 가능하다는 점이 장점이다.

 

 

 

• 게임, 그 이상의 로블록스

 

로블록스는 2020년 7월, 코로나 19에 대응해 온라인 만남의 역할을 하는 ‘파티 플레이스(Party Place)’를 생성했다. 기존에도 함께 게임을 하거나, 로블록스 안에서 친구를 만드는 등 SNS의 기능을 했지만, 소셜 기능을 더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2020년 11월에는 소니뮤직과 협약을 체결하고, 소니뮤직 산하 인기 래퍼인 Lil Nas X의 가상 콘서트를 파티 플레이스에서 열어, 2일 간 3600만 명의 유저들이 관람하는 성과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처럼 게이머들은 단순히 게임 콘텐츠를 소비하던 것을 뛰어넘어 주체적으로 로블록스 속에서 게임과 사용할 아이템, 소셜 이벤트를 만들 수 있게 된다. 자연스럽게 이용자들의 체류 시간도 길어지고, 더 깊이 몰입하게 된다.

 

이용자들의 체류 시간이 점차 증가하게 된다면 로블록스는 장기적으로 다양한 콘텐츠를 유통하는 플랫폼으로서 발전하게 될 것이다. 현재 사업 대비 매출은 미미하나 장기적으로 로블록스가 기존의 온라인 광고 플랫폼 (ex. 소셜미디어)와 같이 마케팅 플랫폼으로서 역할이 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로 로블록스는 넷플릭스, NFL, WWE, 마블 및 FC 바르셀로나 등과 함께 마케팅 프로모션을 진행한 바 있고, 이처럼 마케팅 플랫폼으로서 역할이 가능하면 로블록스의 경쟁사는 게임이 아니라 소셜 미디어 플랫폼으로 영역이 확장될 것이다. 따라서 이후에는 현재 게임 인앱 결제에 국한되어 있는 1인당 매출 (ARPU)는 광고 매출로도 영역 확대가 가능해,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지금까지 콘텐츠를 통해 메타버스에 접근하는 기업들, 그리고 그 대표적인 사례인 로블록스에 대해 살펴보았다. 다음 포스팅에서는 메타버스의 성장은 물론, 메타버스와 현실의 융합을 이끈 주요 기술들에 대해 소개하고, 메타버스 시대에 미리 대응을 준비해야 할 사회적 이슈들을 살펴보고자 한다.